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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영부인으로서는 처음 포토라인에 섰다. 지난해 7월 검찰의 비공개 출정조사 이후 1년여만에 첫 공개조사다.
김 여사는 6일 오전 10시10분 특검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도착해 포토라인에 선 뒤 "저 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 수사를 잘 받고 나오겠다"며 짧은 입장을 밝혔다.이어 "국민께 더 하실 말씀 없느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당초 특검팀은 오전 10시에 출석하라고 했지만 김 여사는 10분 디딤돌대출 이율 정도 늦게 도착했다. 어두운 색 정장 차림에 검은 구두를 신고 머리를 묶은 모습이었다. 시계나 안경, 목걸이 등 액세서리는 착용하지 않았고 평범한 토트백을 들었다.
특검팀은 티타임 등 예우 없이 오전 10시23분부터 조사에 착수해 11시59분 오전조사를 종료했다. 점심식사를 가진 후 오후 1시부터 오후 2시39분까지 조사한 뒤 휴식시간 농협은행 담보대출 을 보내고 오후 3시10분부터 조사를 재개했다.
김 여사 측이 영상기록을 남기는 것에 동의하지 않아 조사는 영상녹화 없이 이뤄졌다. 김 여사 호칭은 '피의자'였고 진술거부 없이 조사에 응했다고 한다. 특검 측은 조사실도 다른 피의자들이 조사받는 공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사실에는 김 여사와 변호인, 특검팀 부장검사, 속기사 올크레딧 무료신용조회 등이 자리했다. 김 여사 측은 점심·저녁식사를 위한 도시락을 따로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 이전에 조사를 끝내줄 것을 요청했지만 조사가 늦게까지 이뤄질 것으로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오후 6시쯤 심야조사 실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특검의 주된 조사대상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복수명사 ·통일교 청탁로비 등 다른 사건들에 비해 증거가 많이 쌓이고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사건들이었다. 특검팀은 약 1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고 조사는 각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부장검사들이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질문부터 받기 시작했다. 조사는 특검 출범 전부터 해당 사건을 수사해온 한문혁 서울동부 자산운용사 지검 형사5부장검사가 맡았다. 이후 공천개입 의혹과 청탁로비 사건 순서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건희 여사 /사진=뉴스1


우선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 범행에 가담했는지 캐물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고검 재수사팀이 새롭게 확보한 통화 녹음파일이 진상규명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녹음파일 중엔 김 여사가 "블랙펄에 계좌를 맡기고 (수익이 나면) 40% 수익을 주기로 했다", "계좌 관리자 측이 수익금 배분을 과도하게 요구한다" 등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나오면서 특검팀도 이 녹취를 제시하며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공천개입 의혹 관련해선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물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특검은 명씨와 김 전 의원을 불러 조사했고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 등도 조사했다. 윤 의원은 특검 조사에서 김 전 의원을 공천하라는 취지의 전화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관련 특검팀은 김 여사가 통일교 사업현안 관련 청탁을 요청받으면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샤넬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을 제공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특검팀은 실제 전씨로부터 받은 통일교 관련 청탁이 있는지, 편의를 봐주는 데 개입했는지, 금품이 실제 김 여사에게 도달했는지 등을 캐물을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지 고가선물 실물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현재까지 확보된 관련자 진술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일 수사를 개시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소환조사를 앞두고 핵심 의혹과 관련 인물들을 잇달아 불러 증언을 확보하고 동시다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막바지 총력전을 펼쳤다. 전날에는 김 여사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날 조사할 혐의가 많아 이날 중 조사를 마치긴 어려워 추가소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홍주 특검보도 김 여사 조사와 관련해 "하루로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추가 소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도 특검 소환조사를 앞두고 김 여사의 건강상 이유를 들어 △혐의별 분리 조사 △조사 일정 간 3~4일 휴식 보장 등을 요청하는 등 추가 소환조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