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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편집자]

쉽지 않은 재도전
어떤 일을 처음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한 번 실패한 일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처음 도전할 때는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할 수 있지만, 한 번 실패를 맛본 사람은 두 번째 시도때 그 실패가 머릿속에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고3 수험생활보다 재수가, 첫 번째 결혼보다 두 번째 결혼이 더 힘든 이유일 자녀급식비 겁니다.
기업 역시 그렇습니다. 한 번 '실패한 기업'이라는 간판이 붙으면 다시 한 발을 내딛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티몬 이야기입니다. 원래 오는 11일은 티몬이 1년여 만에 다시 돌아와 영업을 재개했어야 하는 날입니다. 



티몬이 4일 공개한 오픈 배너. mg새마을금고 인터넷뱅킹 이 배너가 티몬 홈페이지에 쓰이는 일은 없었다./사진제공=티몬


불과 5일 전인 지난 4일, 티몬은 리오픈 날짜를 오는 8월 11일로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7월 사업 잠정 중단 이후 1년 만에 공식적으로 영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죠. 오픈 관련 소비자 이벤트도 최종 점검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파워포럼 저도 이번 주 [주간유통]을 '돌아온 티몬' 정도로 쓰게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리오픈이 확정됐다고 밝힌 지 이틀 만인 지난 6일 티몬은 다시 한 번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리오픈 일정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보통 기업이 어떤 행사나 이벤트 일정을 '확정'했다고 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틀 만에 러쉬앤캐쉬무상담300대출 번복이라니, 그것도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잠정 연기'라니, 티몬엔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믿어도 됩니까
티몬의 리오픈 일정 잠정 연기 보도자료를 보면 그냥 넘어가기엔 뭔가 걸리는 부분이 많습니다. 우선 티몬 측의 입장문을 한 번 정독해 보겠습니다.
티몬은 '티몬은 현재 기업회생절차 종결 전까지 주 프리워크아웃 요 결정 과정에 있어 법원의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는 영업 재개를 위해 필요한 각종 계약 절차와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제약이 있기에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종결 이후로 오픈 일정을 미루게 됐다'고 오픈 일정 연기 이유를 밝혔는데요. 불과 이틀 전 '오픈 일자 확정' 공지를 띄운 기업의 입장이라고 믿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회생법원에 출석하는 류광진 전 티몬 대표/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영업 재개를 위해 필요한 각종 계약 절차와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제약이 있다'는 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닐 겁니다. 재오픈 확정 공지를 하면서 이정도 검토도 하지 않았다면 그것도 문제죠. 기업회생절차 종결 전까지 주요 결정 과정에 있어 법원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의미심장합니다. 
티몬은 해당 입장문에서 '8월 내로 기업회생절차가 종결될 것을 예상하며, 이후 신뢰받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티몬 인수 후 가장 중요한 이슈인 오픈 일정에서부터 말이 바뀌는 상황에서 신뢰도를 높이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신뢰의 첫걸음
어쨌든, 언제가 됐든 티몬은 다시 문을 열게 될 겁니다. 하지만 문을 열기만 하면 끝나는 건 아니죠. 이미 티몬은 소비자들에게 '대국민 사기'를 친 플랫폼이라는 딱지가 붙었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다시 티몬으로 끌어들일 지가 관건입니다.
이커머스 시장은 초창기 가격 경쟁을 통한 고객 쟁탈전 시기를 지나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쿠팡의 '로켓와우', 네이버의 '네이버멤버십플러스'처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우리 고객'으로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이 경쟁에서 티몬은 한 발 뒤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픈 초 '오픈빨'을 위해 특가 상품을 미끼로 걸거나 쿠폰을 뿌리는 식의 마케팅은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눈앞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적자를 마다하지 않는 경쟁이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지 소비자들이 경험했기 떄문입니다.
다행이랄까요. 티몬을 인수한 오아시스는 무작정 외형을 늘리기보단 충성고객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쌓아 온 이커머스입니다. 오아시스 운영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티몬에 이식할 수 있다면 '2차 티몬 사태'같은 건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국내 최초의 소셜커머스 기업이자 한 때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티몬은 옛날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첫 단추가 중요합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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